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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싱글맨, 톰포드의 미학이 담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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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운 캐릭터와 스토리, 그리고 미학에 강력한 힘을 실은 영화. 오늘 소개드릴 [싱글맨]은 미국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의 데뷔작으로 1964년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싶은 차분한 밤, [싱글맨]을 추천합니다.

 

싱글맨

장르 드라마

감독 톰 포드

각본 데이빗 시어스

출연 콜린 퍼스, 줄리앤 무어 외

국내개봉일 2010년 5월 27일

15세 관람가

 

6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

볼피컵 남우주연상

6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

남우주연상

30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 -

영국남우주연상

 

 

줄거리

*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대학교수 '조지'는 오랜 연인이었던 '짐'의 죽음으로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매일이 무기력하고 외로운 일상의 연속입니다. 다른사람들이 보기에는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하루이지만 연인을 잃은 '조지'에게는 모든 순간이 빛바랜 사진처럼 흘러갑니다. 그런 일상을 더이상 견디기 힘든 그는 삶을 마무리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런 그의 삶의 마지막 날, 자신의 신변을 정리를 마친 그는 친한 친구 '샬롯'을 만나 지난 과거와 사랑을 얘기하며 시간을 함께합니다. 그리고 지난날의 회상에 젖어 자신의 반쪽이었던 짐과 첫 만남을 가졌던 펍으로 가는데요. 그곳에서 학생 '케니'를 만나게 됩니다. 평소에도 자꾸만 시선이 가던 케니. 케니와의 대화에서 그는 교감을 느끼며 이전에 볼 수 없던 일탈, 돌발적인 행동들을 자꾸만 하게 됩니다.

 

 

어바웃 필름

-

 

원작 소설인 [싱글맨]은 크리스토퍼 이셔우드가 소설 속의 조지와 같은 나이인 58세에 발표한 작품으로 주인공이 동성애자임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최초의 소설 중 하나로 동성애 인권 운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최초이자 최고의 소설로 평가를 받습니다.

 

영화 [싱글맨]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원작이나, 배우도 배우지만, 우선 감독의 이름이 아닐까 하는데요. 감독 톰포드는 구찌와 생로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으로 본인 이름을 딴 브랜드 "톰포드"를 설립한 사람이기도 하죠. 그렇다보니 영화도 패션 디자이너 출신인 만큼 화면은 마치 화보, 홍보영상을 보는 듯한 감각적이고 섬세한 표현들로 가득합니다. 특히나 조지의 내면이나 무의식 등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어 주인공 조지의 건조한 삶에서 느껴지는 상실감이 어떠한지, 또 그가 케니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떠한지를 마치 내 경험처럼 느끼게 합니다.

 

"끔찍한 것들도 자신만의 아름다움이 있어요."

 

 

공간을 다루는 것, 인물의 위치나 착장, 또 배경이 되는 장소들도 허투루 표현하는 것이 없이 절제되어 있고 우아한 무드를 유지합니다. 또한, 흑과 백의 컬러를 오가며 시간의 흐름이나 그의 감정 변화를 보여주고 인생의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더욱 몰입감 있게 보여줍니다. 

 

"살면서 완전히 명료한 순간을 아주 잠깐씩 경험해 보았다. 그 짧은 몇 초간... 고요가 소음을 잠재운다. 그리고 난 느낀다,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은 예리하고 세상은 너무 신선해 보인다. 이제 막 시작한 것처럼."

 

희망과 절망의 찰나가 얼마나 우스운지를 보여주는 엔딩까지. 허영에 가까운 멋, 탐미주의적 표현법에 일부는 이 영화에 등을 돌릴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톰포드가 보여주는 미학에 완전히 매료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순간들을 지속하는 것은 버겁다. 그 순간에 집착해 보지만 다른 모든 것들과같이 사라져 간다. 그러한 순간들 속에서 나는 삶을 살아왔다. 그것들이 나를 현재로 끌어당긴다. 그리고 모든 것은 완벽하게 정해진대로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정해진 그대로, 그것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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