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선함'과 마찬가지로 '낭만'이라는 단어는 다소 퇴색된 분위기로 여러 사람들의 비아냥을 달고 다닙니다. 낭만만을 위한 행동들은 주위의 우스갯으로 소비되죠. 그렇기에 우리가 사는 삶이 더욱 팍팍해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서로에게 양보가 없는, 예민한, 시니컬한 세상에서 자꾸만 그리워지는 사랑의 동화. 오늘 소개드릴 작품은 [아멜리에]입니다.
아멜리에
장르 코미디, 판타지, 멜로, 로맨스
감독 장피에르 주네
각본 장피에르 주네, 기욤 로랑
출연 오드리 토투, 마티유 카소비츠 외
국내개봉일 2001년 10월 19일
15세 이상 관람가
줄거리
*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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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주인공 '아멜리에'의 성장과정을 내레이션으로 다룹니다. 그의 탄생과정이나 그의 부모 이야기. 어렸을 적 그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등의 이야기가 빠르게 설명됩니다. 신경불안증이 있는 어머니와 예민하고 깔끔한 군의관 출신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사랑스러운 아멜리에는, 늘 외로움을 느꼈지만 상상력으로 혼자만의 세계를 만들어내 즐거운 상상력으로 가득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스킨십을 달가워하지 않는 아멜리에 아버지 '라파엘'은 자신의 다정한 손길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아멜리에를 오해하고 그가 심장병이 있다고 생각해 집에서 가정교육을 시키게 됩니다. 아멜리에의 주위에는 무뚝뚝한 아버지와 신경과민 어머니뿐, 학교를 다니지 않아 친구도 없게 됩니다. 유일한 친구였던 금붕어의 자살 뒤, 엄마마저 하늘나라로 떠나게 됩니다.
성인이 되어 집을 벗어나 독립하게 된 아멜리에는 단조로운 삶을 살아가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의 취미를 만들어 갑니다. 그는 영화관에서 다른 사람의 얼굴을 관찰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며 상상을 펼쳐 보인다던가 하는 혼자서 보내는 시간들을 익숙하게 다룹니다.
그러던 중 그가 자신의 집에서 누군가의 추억상자를 찾게되고 그것을 돌려주자 마음을 먹게 되는데요. 잊혔던 추억상자를 돌려받은 주인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아멜리에는 최고의 행복과 만족감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계기로 주변 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풀게 되죠.
사연 하나하나 열과 성을 다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던 그녀이지만, 자신이 누구인지는 드러내지 않습니다. 외롭고 고립된 사람들이 무명의 천사 아멜리에를 통해 행복을 얻죠.
그렇게 타인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아멜리에게 사랑이 찾아오며, 남의 행복을 위해 살던 그가 이제 자신의 행복을 위해 모험과 여행을 시작합니다.
어바웃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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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에]에서 가장 첫번째로 이야기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단연 주인공 아멜리에 역의 '오두리 토투'가 아닐까 합니다. 짧은 단발머리에 커다란 눈망울. 장난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은 그 역할과 찰떡으로 어울려 많은 사람들을 매력에 빠뜨렸죠.
그리고 이 영화만의 낯선 분위기가 너무나 매력적인데요. 냇가에서 물수제비를 뜨거나 채소가게 사장 모르게 곡물 포대기에 손가락을 찔러 넣는 행동 등, 장피에르주네 감독이 말하는 동화같은 낭만과 행복은 대단히 사소하고 어찌 보면 별것 아닌 것들로 그려내어 더욱 특별한 영화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그 독특한 매력이 자연스럽게 아멜리에 주위의 불행을 잊게끔 하는데요. 가정환경이나, 외도 중 사망한 남편을 기다리는 집주인, 알레르기와 신경통으로 늘 괴로운 카페 직원, 사랑하는 사람을 믿지 못하는 손님 등. 영화는 대단히 사랑스럽지만 사실 아멜리에의 삶과 그 주변은 수많은 비극으로 수놓아져 있습니다.
현실 속 사람들의 삶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죠. 아멜리에와 [아멜리에]는 '낭만'을 그려내기 위해 많은 거짓말과 진실을 감추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낭만은 현실이나 진실보다는 허구에 더 가깝기 때문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멜리에가 보여준 사소한 곳에서 오는 행복만큼은 고립된 어른들에게 다시 한번 상기해볼만한 감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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