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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결혼 이야기, 현실적인 사랑의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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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판타지 영화보다 더욱 판타지라고 느껴지는 것은 로맨스라는 장르가 아닐까 하는데요. 운명적인 만남과 첫눈에 서로가 영혼의 단짝임을 확신하는 두 사람. 그리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해피엔딩까지. 물론 현실에서도 숱한 사랑 이야기가 있지만 우리가 바라고 꿈꾸는 로맨스와는 다소 거리가 멀죠. 우리가 겪는 사랑은, 사소한 것들로 오해하고 싸우고 그리고 끝이 나기도 하는 보잘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보잘것없는 감정으로 며칠을 울기도 하고요.

 

오늘 소개드릴 [결혼 이야기]는 공주와 왕자가 나오는 동화같은 로맨스 이야기가 아닌, 나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결혼 이야기

장르 드라마, 코미디

감독 노아 바움백

각본 노아 바움백

출연 스칼렛 요한슨, 애덤 드라이버 외

국내개봉일 2019년 11월 27일

15세 이상 관람가

 

2020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2020년 골든글로브 여우 조연상 - 영화부문

2020년 크리틱스 초이스 영화상 여우조연상

2020년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여우조연상

2020년 미국 배우 조합상 영화 부문 여우조연상

2019년 고섬 독립영화상 최우수 장편영화 작품상

2020년 AACTA 인터내셔널 어워드 최우수 남우주연상

2020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로버트 알트만상

2020년 전미 비평가 협회상 여우조연상

2020년 Bodil Award for Best American Film

2020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각본상

2019년 New York Film Critics Cilcle Award for Best Supporting Actress

 

 

줄거리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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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초반 서로의 열정과 창의성에 깊이 매료되어 행복하게 살던 '니콜'과 '찰리'. 두 사람은 부부이자 뉴욕에서 활동하는 극단의 감독이고 또 배우입니다. 영화 초반에는 이들이 서로에 대해 장점을 설명하며 어떤 부분에 사랑을 느꼈는지 회상하며 시작하지만 그 사랑은 곧 불안과 갈등으로 변해갑니다.

 

두 사람은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고자 상담을 받아보지만 결국에는 이혼을 결심하게 되죠. 그 과정에서 변호사를 고용하고 서로 손해를 줄이기 위해 생긴 언쟁이 두 사람 사이에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두 사람의 감정이 시간에따라 변화하는 모습도 섬세하게 다뤘는데요. 이혼 절차 진행 중 찰리와 니콜은 서로에게 애정을 느끼면서도 서로에 대한 미움이 폭발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그동안 쌓아왔던 감정을 드러내며 격렬하게 싸우게 되는데요. 이 대립에서 니콜은 자신이 결혼 생활에서 찰리의 그늘에 가려져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 고백하고, 찰리는 니콜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한 것에 후회를 드러내며 분노를 표출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 '헨리'가 존재합니다. 아이 역시도 부모의 이혼 과정에서 혼란을 겪죠. 특히나 헨리의 양육권이 두 사람의 이혼 절차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작용해 다툼이 치열해지기도 했지만, 결국은 아이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협력하게 됩니다.

 

두사람은 완전하게 분리가 되며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마무리가 되지만 그럼에도 서로의 애정이 닿아있음을 보여줍니다. 여전히 서로에게 중요한 존재로 남은 니콜과 찰리의 모습을 통해, 이별이 단순히 관계의 끝이 아님을 말합니다.

 

어바웃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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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하], [바비]로 미리 만나본 "노아 바움백"은 각본가이자 감독으로 두 영화에서 또 제가 좋아하는 감독 겸 배우 "그레타 거윅"과 자주 함께하기도 했는데요. [결혼 이야기]를 포함해 앞서 말한 두 영화에서 느꼈던 감상이, 노아 바움백 감독은 현실적인 고민을 앓으며 살아가는 여성에 대해 아주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 같습니다. 예뻐지고 싶어, 살이 빠졌으면 좋겠어하는 그런 고민이 아닌, 오늘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어제의 나는 어땠지, 하는 아주 일상적인 질문을 하는 주인공이 등장해 영화를 보는 동안 그 속에서 나를 마주하게 합니다.

 

그리고 디테일한 촬영 기법과 연출에서도 그런 장점이 더욱 잘 살아나도록 힘을 주는데요. 긴 씬이나 클로즈업을 사용해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또한 두 배우의 열연으로 이 영화가 이렇게나 몰입감을 가질 수 있게 된 것같습니다. 결혼 생활이 끝이 나며 이혼으로 이어지는 그 감정의 진폭을 깊이 있게 전달하죠. 그래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내면 깊숙하게 자리한 복잡한 감정과 갈등을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결혼 이야기]는 결혼과 이혼을 비판적이거나 감정적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현실적으로 담아낸 것 같습니다. 니콜과 찰리의 사랑이 시간이 지나며 형태를 달리하는 모습에서는 결혼이 단순히 사랑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는 관계임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혼이 단순하게 관계의 종결이 아닌, 새로운 시작과 성장의 기회일 수도 있다는 암시를 비추며 두 사람은 다시금 독립된 삶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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