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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중경삼림, 사라진 홍콩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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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삼림

장르 멜로, 로맨스, 드라마
감독 왕가위
각본 왕가위
출연 임청하, 양조위, 왕페이, 금성무 외
국내개봉일 1995년 9월 2일
 
제31회 대만 금마장 영화제 -
남우주연상 수상
제14회 홍콩 영화 금상장 -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편집상 수상
 

 

줄거리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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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두 개의 독립된 에피소드가 찰나로 이어지며 진행이 됩니다. 먼저 등장하는 이야기는 경찰 '223호'가 주인공인데요. 금발 머리의 여인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경찰 233호는 자신을 떠난 여자친구를 잊지 못하고 매일 그녀가 좋아했던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 모으는 집착을 반복합니다. 그는 유통기한이 다 된 파인애플 통조림을 먹으며 전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유효기간이 있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술에 취해 클럽을 전전하다가 금발 가발의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이 금발머리의 여인은 마약 밀매에 연루되어 있는 인물로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는 탓에 복잡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223호와 여인은 하룻밤을 보내지만 잠이 든 여인을 경찰 223은 편하게 잠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두 사람의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납니다. 223호는 이 인연을 통해 지난 상처에서 조금 해방되며 또다시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죠.
 
두 번째 이야기는 경찰 '663호'와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페이'의 서사입니다. 663호에게 반해버린 페이는 우연히 얻게 된 663호의 집 열쇠로 그의 집을 드나들며 청소를 하고, 물건을 새것으로 바꾸어주는 등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 갑니다. 663호 역시 헤어진 여자친구로 인해 슬픔이 컸지만 하나둘 자신의 주위가 변해감에 그 역시도 마음을 정리하게 되고, 결국 페이가 자신의 집에 다녀갔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녀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어바웃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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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삼림은 단순히 보자면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조금 영화를 파보면 그 안에는 "중경삼림" (중경-청킹맨션, 삼림-빌딩 숲)즉 "홍콩의 빌딩 숲" 속에서 외로움에 고립되어 있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두 경찰은 타인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변해가고 그 묘한 매력을 담은 영화이죠. 그리고 더욱 깊게 영화를 파본다면 서양식 가치관과 중국의 가치관이 혼재한 홍콩이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에 완전히 속하게 되는 사건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영화입니다.
 
왕가위 감독 특유의 우울한 분위기가 잘 드러나는 영화로, 초록빛, 주황빛의 주된 색감이 여전히도 참 외롭고도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빠른 컷 편집과 주변 공간이나 오브젝트를 담은 장면들 등. 왕가위 감독이 추구하는 "영화"는 스토리보다는 미학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크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렇기에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평이 있기도 하고, 이 아름다운 영화에대해 불호가 생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OST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California Dreamin"이나 "몽중인"은 영화를 위한 곡처럼 느껴지는데요. 왕가위 감독의 타고난 재능 중 하나가 또 이미 유명한 곡을 완벽하게 영화 내에서 소화를 시킨다는 점 같습니다. 특히나 "몽중인"의 경우에는 페이 역의 왕페이가 직접 불러 영화의 상징적인 분위기로 남은 듯합니다.
 

 
 
그리고 경찰 663호를 연기한 양조위 이야기를 안할 수 없죠. 에피소드 1을 볼 때만 해도, 금성무 같은 미인이 더는 없을 거라며 사랑에 빠졌다가 에피소드 2로 넘어가 양조위가 등장하는 순간, 금성무는 까맣게 잊히죠. 숱하게 회자되는 양조위 등장장면은 페이가 그에게 반하는 그 감정을 담은 연출이라고 합니다.
 
왕가위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어우러져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인생영화가 완성되었습니다. 복잡한 도시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상처를 치유하고 일어나는지, 사랑과 인생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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