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핫하게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화. [전, 란]. 게다가 강동원 주연에 박찬욱 각본 및 제작이라는 어마어마한 네임드를 등에 업고 나온 영화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실존 인물인 선조 시대의 인물과 사건을 다룬 영화라 몰입하기에도 좋은 영화입니다.
전, 란
장르 사극, 전쟁, 드라마, 액션
감독 김상만
각본 신철, 박찬욱
출연 강동원, 박정민, 김신록 외
개봉일 24.10.02 (부산국제영화제 오프닝 作)
청소년 관람불가
줄거리
*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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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최고 무신 집안에서 태어난 '종려'와 몸종인 '천영'은 어린 시절부터 계급을 넘어 함께 자라며 우정을 쌓아갑니다. 시간이 흘러 종려는 천영덕에 장원급제에 자녀까지 두게 되는데요. 임진왜란 발발로 세상이 흉흉할 적에, 그 틈에 계급에 대한 불만이 많았던 종려네 종속 노비들의 반발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종려의 가족이 몰살당합니다. 종려는 사건의 온상이 천영이라 오해하고 두 사람은 적이 됩니다.
시간은 흘러 천영은 천민의 신분에서 해방되기 위해 의병이 되어 숱한 적을 물리치며 면천을 기대하고, 종려는 선조의 최측근 무관이 되는데요. 상대에 대한 복수심만은 시간이 지나도 가슴에서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바웃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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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액션씬이 특히나 눈에 띕니다. 천영과 종려가 맞붙는 장면만 아니라, 일본의 검술을 구사하는 '겐신'과의 칼싸움 등도 화려하게 연출되는데요. 각자 사용하는 무기가 다르고 싸우는 방식이 달라 더욱 인상 깊은 장면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감독의 말에 의하면 천영은 어사검을, 종려는 조선 검술을 기반으로 하되 명나라와의 퓨전 검술을 구사하며 칼 자체도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양날 검을 쥐어줬다고 합니다. 왜놈인 겐신은 전형적인 일본도로 장검과 단검의 조합인 사무라이의 이도류를 구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신체의 일부가 쉽게도 잘려나가는 장면들이 이 잔혹한 미학을 더욱 딥한 분위기로 몰고 갑니다.
영화의 주제는 전쟁, 계급, 계급을 넘은 관계 등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는 듯합니다. 특히 '선조'가 나오는 장면들은 익히 아는 선조보다 더욱 비열하게 왜곡되어 그의 얼굴만 보아도 혀를 차게 하는데요. 특히나 의병으로 자신의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한 이들이, 그들의 울분 등이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진심으로 분노가 일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하고 훌륭한 배우들이 많았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 김신록배우의 연기가 가장 돋보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가 연기한 '범동'이라는 캐릭터에 가장 이입하며 영화를 보았는데요. 김신록 배우의 세련된 외모가 의병 역할을 어떻게 소화할까 궁금했었는데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감정선의 이해나 쏟아내는 감정씬에서도 그 감정을 확 와닿게끔 한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범동의 감정씬에서 갇혀 있던 겐신과 그의 통역사. 통역사 역할을 한 배우는 카메라에서 잘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는데도, 범동의 말을 통역해 겐신에게 전하는 등 사소한 부분도 꼼꼼하게 채워나갔다고 합니다.
핫한 캐스팅과 박찬욱의 이름에도 아쉬운 부분이 꽤 많았습니다. 영화적인 완성도 면에서 생각해 보았을 때 전체적인 분위기가 고저가 없이 과장된 장면들만 많은 듯하고 주요 캐릭터 간의 갈등이나 해결 과정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진행이 되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강동원과 박정민의 케미가 좋았나,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그것 또한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개개인은 좋은 배우일지도 모르겠으나 두 사람이 함께여서 분위기가 더 살아난다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전, 란] 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배경으로 담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게 보이는 작품이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밟히는 영화인 듯합니다. 시원한 액션과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즐기신다면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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