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폭력으로 쉽게 망가지는 인간의 내면. 그럼에도 우리는 사람을 믿으며 사랑하게 되는데요. 오늘 소개드릴 영화 [세자매] 역시 가정폭력으로부터 망가진 이들이 어떻게 서로를 용서하고 위로하는지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불완전한 존재들의 발악 같은 생존법. 영화는 무겁지만 가볍게 엔딩을 냅니다.
세자매
장르 드라마, 가족
감독 이승원
출연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외
개봉일 2021년 1월 27일
15세 이상 관람가
제57회 백상예술대상 - 여자조연상,
제30회 부일영화상 - 여우조연상,
제4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제42회 청룡영화상 - 여우주연상,
제22회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 연기상,
제22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 여우주연상,
제8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 조연상, 각본상,
씨네21 올해의 여자배우 - 문소리
줄거리
*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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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 중 둘째, 주인공 '미연'은 외적으로 완벽한 삶을 사는 듯하지만 사실 자신에게 엄격하며 늘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그녀의 내면의 일그러진 감정들은 종교적 위선과 가족과의 갈등에서 드러나는데요. 남편의 외도 상대가 자신과 함께 교회를 다니는 학생인 것을 알고 비상식적일 만큼의 폭력으로 되갚아줍니다.
미안하다, 죄송하다, 사과를 입에 달고 다니는 둘째 '희숙'은 남편 없이 홀로 반항기 넘치는 딸을 키우며 마냥 주위 사람들에게는 순한 모습이 답답해 보이지만 혼자 있을 때는 자해를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억압된 인물입니다.
마지막 셋째 '미옥'은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극작가로 글을 쓰는 모습보다 술에 취한 모습이 더 잦은 듯합니다. 이혼남과 결혼하며 만나게 된 새아들과 영 사이가 좋지 않은데요. 하지만 마음만큼은 진심으로 자식을 아끼는 모습입니다.
세 자매는 일상 속에서 평범함을 연기하지만, 조금만 들추어도 내면이 일그러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 상처받은 내면의 원인이 되는 이야기는 과거를 거슬러가서 조금 풀어집니다.
'미연'의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면 아주 어린 모습의 세 자매가 있습니다. '미옥'의 손을 잡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피해 달아났지만 첫째인 '희숙'과 막내 '진섭'은 그 학대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 장면은 마치 '미연'이 가진 죄책감처럼 그녀를 괴롭히는 기억이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학대받던 아이들은 이제 부모의 나이가 되었음에도 그 안의 상처는 치유되지 못하고 그 미숙한 시절에 머물러 있죠.
어바웃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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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는 느리게 세 사람의 일상을 보여주며 그들의 일그러진 내면을 섬세하게 담습니다. 별다른 화려한 사건이나 액션 없이 촘촘한 감정 표현이 중점을 두고 그려지죠. 그렇다 보니 영화는 다소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가 이어지지만 세 사람의 연기력으로 영화는 지루하지 않고 몰입감 있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합니다.
서로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위로가 되는 세 자매. 그들은 망가져있지만, 그러한 모습의 서로일지라도 따스히 안아주며 그들은 앞으로도 살아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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